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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2026 ] [ 신문 ] 음악과 그림이 머무는 정원, 남해에서 다시 삶을 그리다

보도매체명남해신문

보도일자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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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그림이 머무는 정원, 남해에서 다시 삶을 그리다

 

 

 

 

▶ 정원 가꾸고 갤러리 운영하는 화가 최지아의 남해살이

 

남해 삼동면의 한적한 길가에 음악과 그림이 정원과 함께 숨 쉬는 공간이 있다. '화가의 정원' 최지아 갤러리(삼동면 동부대로 1279)가 그곳. 삼동면 동천마을이 고향인 서양화가 최지아 작가가 2024년 3월 문을 연 이 공간은 전시장인 동시에 작업실이고, 때로는 작은 연주회장이 된다.

 

원래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인천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최 작가는 어느 순간 그림에 빠져들며 왕성한 작업을 펼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 오사카공모전 평론가상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고 숱한 단체전, 개인전, 초대전을 열며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지금 남해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면서 자신만의 속도로 하루를 살아간다.

 

 

 

 

▶ 갤러리에서 시작된 새로운 일상

 

최 작가가 부모님의 옛 삶터를 정리해 만든 갤러리는 1층에 전용 전시장이 자리하고 2층은 최 작가의 작품 전시장이자 작업공간이다.

갤러리 개관 이후 그는 여러 차례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을 열었다. 2024년 봄에는 영화 속 명장면에 흐르는 음악과 그림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연이, 가을에는 쇼팽, 슈만 드뷔시 등 인상주의 음악과 회화를 엮은 '인상주의음악과 미술 이야기'가, 지난해 봄에는 피아니스트 서희정과 함께한 살롱음악회가 열렸다. 그가 기획한 이러한 공연들은 정해진 형식보다는 그때의 마음과 에너지에 따라 지연스럽게 여리는 자리다. 의자를 직접 놓고, 프로그램도 손글씨로 적는다. 그러나 그 자리에 앉은 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최 작가는 "형식보다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음악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관객 역시 편안하게 그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의 교류를 이어가며 자신의 전시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개인전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지금은 도예가 한갑수 작가의 초대전 <윤희에게>가 1월에 시작해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안료를 사용하지 않고 무안적토 등 흙으로 가느다란 가시를 만들어 나무와 집 등을 형상화하고 색감을 낸 독창적이면서도 따뜻한 도예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최 작가는 "남해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ㄷ은 미술을 만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 가꾸고 가르치는 삶의 치유

 

예술가로서의 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정원을 가꾸고, 텃밭을 돌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꽃을 심고, 정원수를 전정하고,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겪는다. "그림 그리는 것과 정원 가꾸는 건 닮았다"는 그의 말처럼, 이 노동의 시간 역시 창작의 일부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에게 또 다른 치유이자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또한 그는 지역 초등학교와 남해문화원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파스텔화 등 그림을 가르친다. 특히 '잘 그리는 법'보다는 '자기 안의 감정을 꺼내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아이들이 그림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에는 교육자로서의 오랜 경험이 배어 있다.

 

 

 

 

▶ 아쉬움과 바람

 

그러나 모든 것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개인 갤러리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문화예술에 대한 낮은 관심은 그의 용기를 자꾸 갉아먹는다. 그는 "남해에서 문화예술이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빈집을 활용한 레지던시, 소규모 갤러리 등은 그가 오래전부터 품어온 생각이다. "거창하게 지은 곳이 아닌 낡은 빈집이라도 작가들이 머물게 해주면 공간이 아름다워지고 갤러리처럼 바뀔 수 있어요. 관광객이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일부러 그림을 보고 예술을 즐기러 오는 남해가 되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예술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조금 더 오래 머무는 남해다.

올해도 몇 차례의 전시와 소규모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이태길 작가, 3월에는 나혜진 작가, 4월에는 김용모 작가의 전시회가 잡혀 있다. '궈니와미니' 듀오의 첼로와 기타 공연도 4월 말에 예정돼 있다. 작가 자신도 남해를 주제로 한 회화 작업을 구상 중이다.

최지아 작가에게 고향 남해는 살아갈 힘을 주는 원천이자 그 에너지를 모아 재구성하는 장소다. 화가의 정원에서 흐르는 선율과 색채는 그렇게 오늘도 남해의 한켠에서 조용히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