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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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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인물

상세내용

▶ 양병량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원(서예전공)

대한민국 미술협회 회원

대한민국 서예단체연합회 (경남지회회원)

경상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부산 서예가협회 초대작가 심사위원

개천미술대상전 초대작가

개인전 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입선 1회

문인화 입선 3회

남해미술협회 회원

남해서도회 회원

남해문화원 문인화 강사

 

 

▶ 고난을 이겨낸 붓의 힘, 삶의 여백을 채우다

 

 양 선생의 예술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수없이 도전하고 좌절을 거듭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서예에서 문인화로 영역을 넓히며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았다.

특히 문인화는 서예와 달리 처음 발을 들인 분야였지만, 타고난 필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3회 연속 미술대전에 입선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예술적 성취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꺼렸던 그는, 스승과의 이별 이후 대외적인 활동을 접고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게 된다.

양 선생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내 글씨, 내 그림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겸손을 넘어선 그의 깊은 예술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왕희지 등 대가들의 글씨를 수없이 임서(臨書)하며 선인들의 흔적을 오롯이 자신의 몸에 새겨왔다. '마치 그위가 목을 360도로 돌리듯 손목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붓은 단지 손으로 쓰는 도구가 아닌 온몸의 기운을 담아내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양 선생이 말하는 '선의 예술'은 단순한 기술의 영역을 넘어선다.

붓 한 번에 모든 것을 담아내는 동양 예술의 특성은, 덧칠이 가능한 서양화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붓이 종이에 닿는 순간, 작가의 모든 인성과 철학이 선에 담기기 때문이다.

먹의 농담(濃淡) 역시 마찬가지다. 진하고 무거운 먹색은 깊은 사유와 고통의 흔적을, 연하고 흐린 먹색은 삶의 여백과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그는 "마치 음악의 리듬처럼, 붓의 속도와 강약은 작가 내면의 감정과 삶의 굴곡을 그대로 표현한다"고 말한다.

 

 

▶ 예술은 결국 수행의 길

 

 단순히 기술만으로 선의 깊이를 담아낼 수 없다.

양 선생은 선 하나를 긋는 행위 자체가 곧 예술의 본질이자 수행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양 선생은 예술을 '수행의 길'이라고 정의한다.

'혼자서 자기를 다스려야 하는 수행은 스님보다 더 어렵다'는 그의 말은 오랜 세월 붓과 함께해온 그의 고독하고도 치열한 삶을 짐작하게 한다.

자신의 인격과 마음을 닦는 과정이 곧 예술이라는 그의 철학은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는 말로 요약된다.

'글에서는 글의 향기가, 글씨에서는 책의 기운이 난다'는 뜻으로, 예술적 재능 이전에 깊은 사유와 인격적 수양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인성과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좋은 예술이 나올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의 눈에 비친 예술계의 현실은 아쉽기만 하다.

"예술인들 중에는 오직 자기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예술가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이라고 꼬집었다.

예술은 결국 자신의 인격을 깍아내고 다듬어가는 외로운 길이며, 그 길 위에서 탄생한 작품에만 진정한 가치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 문화 불모지, 그러나 희망은 있다

 

 남해에 머물며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남해의 문화적 토양이 아직 척박함을 아쉬워하면서도, '붓을 들 줄 모르는 사람이 꽉 찼다'며 다음 세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남해 안에서 국전에 입선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두 남해를 떠난 사람들뿐"이라며, 지역 예술에 대한 무관심을 꼬집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이런 봉사를 통해 남해에 서예 문화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실제로 양 선생은 남해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며 '묵대(墨臺)'라는 모임을 만들어 매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든 활동을 접고 작품 창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 남해에 오면 다른 예술인들은 많지만 서예인은 없다"며 지역의 서예 문화를 일구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다. 양 선생은 서예 문화의 부흥을 위해 지역 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학교 교육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수학이나 영어 점수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유롭게 먹과 물감을 가지고 놀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바둑을 잘 두는 아이를 찾아내듯, 붓에 재능이 있는 아이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삶은 화려한 명성보다 더 값진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보여준다. 남해의 자연을 닮아 고요하고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그의 묵향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이정표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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