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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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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인물

상세내용

▶ 고두현

 

출생 : 1963 경상남도 남해
소속 : 한국경제신문(문화에디터)
학력 :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데뷔 : 1993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수상 : 2005년 제10회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경력 : 2013.04.~2023.04.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2010.03.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문화부장
        제10회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시인. 1963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유배시첩流配詩帖」 연작 당선으로 등단했다. 잘 익은 운율과 동양적 어조, 달관된 화법을 통해 서정시 특유의 가락과 정서를 보여줌으로써 전통 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시와 산문이 실려 있다.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 시선집 『남해, 바다를 걷다』를 펴냈다.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와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문화에디터로 일하면서 시산문집 『시 읽는 CEO』와 『옛 시 읽는 CEO』, 『리더의 시 리더의 격』, 독서경영서 『생각의 품격』, 『경영의 품격』, 『교양의 품격』, 『나무 심는 CEO』 등을 통해 시와 경영을 접목하는 ‘독서경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산문집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와 필사책의 효시로 평가받는 『마음필사』, 『사랑필사』, 『동주필사』, 『명언필사』, 동서양 시인들의 아포리즘을 담은 『시인, 시를 말하다』 등을 엮었다. 김달진문학상, 유심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유배문학특별상 등을 받았다. 서울대, 고려대 등 학교와 기업, 단체, 도서관에서 시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전하는 인문학 강연을 펼치고 있다.
 
 
 
▶ 불은 황금을 시험하고 역경은 사람을 시험한다 [고두현의 인생명언]
 
고대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의 명언이다. 네로 황제의 스승이자 정치가, 시인, 극작가였던 그는 말년에 네로의 의심을 받아 자결을 강요당했지만 죽음 앞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 명언은 그의 저서 <대화>중 '섭리에 관하여'5절에 나온다. 여기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뜨거운 불길이 황금의 진위를 가리듯, 시련은 인간의 영혼과 육제를 연단시킨다. 풀무의 불길이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금만 남기는 것처럼 시련은 인간의 겉껍질을 태우고 내면의 진실을 드러낸다.
세네카가 말한 시련은 단순한 불운이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병약한 체질로 고통을 받았으며, 정치적 유배도 자주 당했다. 그러나 긋은 불운이 아니라 정련(情鍊)의 과정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옷을 입기 전 이렇게 중얼거리며 마음을 다졌다. "오늘 나는 조롱받을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으며,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마음훈련을 통해 그는 삶의 예측불가능성에 대비하며 평정심을 키웠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인 '감정의 훈련'이자, 운명에 저항하지 않고 조율하며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하다.
시련을 성숙의 지렛대로 보는 그는 "운명이 우리를 휘두르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운명과 함께 달리자"며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고난은 절반만 아프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토아 철학의 '자발적 금욕' 개념과 맞닿는다. 그가 일부러 가난한 사람처럼 누추한 옷을 입고, 며칠씩 간소한 음식만 먹으며 자신을 시험한 것도 진짜 가난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시련은 때로 우리를 지치게 하고, 외롭게 만들며, 무릎을 끓게 한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고난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시련 앞에서 흔들린다. 그러나 그 속에서 '단단한 나'가 새롭게 태어난다면 그 시련은 황금을 정련하는 불꽃과 같다. 어쩌면 이생의 가장 극적인 선물은 고난의 얼굴을 하고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세네카는 마지막까지 생의 품위를 지켰다. 그는 네로의 명령으로 자결하는 순간에도 제자들에게 철학을 강론하며 생을 마감했다. 고통 속에서도 빛을 더하는 인간, 그것이 바로 불 속의 황금이었다.
덕분에 그의 저서는 라틴어 원전의 최고 교재이자 서양 고전의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이 '인문학적 금언의 보고'로 불리는 것도 삶과 죽음, 고통과 기쁨, 부와 가난, 운명과 자유 의지를 통찰한 인생 지참이 그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 별에게 묻다 
 
천왕성에선
평생 낮과 밤을
한번 밖에 못 본다
마흔 두해 동안 빛이 계속되고
마흔 두해 동안은 또
어둠이 계속된다
그 곳에서 하루가
일생이다.
남해 금산 보리암
절벽 빗금치며 꽂히는 별빛
좌선대 등뼈 밑으로
새까만 숯막 타고 또 타서
대꽃 틔울 때까지
너를 기다리며
그립다 그립다
밤에 쓴 편지를 부치고
돌아오는 아침
우체국에서 여기까지
길은 얼마나
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