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학문(교육·학자)
이재천
상세내용
경남아동문학상선정위원회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갖고 이씨의 단편동화 <토끼인형>외 6편과 최씨의 단편동화 <발자국의 비밀>외 6편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경남아동문학회 창립회원인 이씨는 고령임에도 불구,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온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이씨는 1995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았으며, 동화집 <붕어빵팔이 소녀와 할아버지>, 수필집 <마음의 여유> 등이 있다. 2000년 아동문예문학상을 받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씨는 경남문협 우수작품상 작품집인 <물갈퀴와 아기공룡>, 논문 <카프 동화 연구> 등을 펴냈다.
▶ 학력
1947년 부산 제일공업학교 졸업
▶ 경력
경남초등교원 양성소 수료
진주 봉래초등학교 교장
제13대 남해군 교육장(1986년 9월 1일 ~ 1991년 8월 31일)등 47여 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퇴임
동화 외에도 그림, 작곡, 수필 등 장르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
남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문학가 이재천씨가 첫 동화집 「붕어빵팔이 소녀와 할아버지」(도서출판경남刊)를 펴냈다.
1977년 경남아동문학회 연간집 「하얀 찔레꽃들」에 발표한 〈반디남매〉부터 2003년 경남문학 63호에 실은 〈꼬마 청개구리의 실종〉까지 20여년간의 작품들을 묶었다.
동화집에는 천적관계인 고양이와 쥐가 서로 힘을 합쳐 식량을 장만하고 친선경기나 여행을 하는 이야기 〈고양이와 쥐〉 등 어린이들에게 수많은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30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40여년간 교직생활을 하며 정년퇴임한 작가는 동화외에도 그림, 작곡, 수필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는 수많은 상상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 상상은 어린이 스스로가 그려냅니다. 그토록 소중한 꿈도 알고 보면 상상의 날개를 타고 찾아드는 천사와도 같은 손님입니다. 더욱 값진 꿈은 저만이 갖는 꿈이지요. 그 꿈은 독서로부터 싹이 틉니다.』 작가의 머리말이다. 1995년 〈꼬마 참새의 나들이〉로 경남문협 신인상 수상했으며, 경남아동문학회, 경남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수달과 나무꾼」
찜통이듯 무더운 날씨가 며칠씩이나 계속되는 요즘 산그늘마저 꺼져 버린 한낮이면 길가에는 아예 사람은 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볼 수가 없다.
'맨맨맨맨 삐쪼시....'
숨이 넘어갈 듯이 질러대는 매미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휘저어 놓는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인 항아리 속 같은 이 동네는 여름 내내 매미 소리가 사람들의 귀마다 못을 쳐댔다.
동네 앞 언덕배기에 무리지어 서 있는 동백나무들도 검푸르게 무성한 윤기 나는 잎새를 뽐내는 여느 계절과는 달리 가지를 축 늘어뜨린 채 퍼붓는 햇빛을 견딜 수 없어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새벽녘에 등산객들의 발소리에 그토록 신경질을 부리듯 캉캉 짖어대는 주희네 똥개도 지금은 혓바닥을 뽑아 문 채 씨근덕거리면서 개울가 때죽나무 그늘에서 보기도 민망스럽게 뻗어 버렸다.
온 산천이 가뭄과 무더위에 진저리를 내고 있는 판에 엊그제께는 텔레비전에서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먹고 죽었다는 보도까지 했었다.
"바람 좀 불어 주면 어디 하늘 한쪽이라도 금이 간다더냐?"
민희는 아침나절에 기지개를 켜면서 넋두리를 하시던 할아버지 말씀이 자꾸만 생각났다.
"땡땡...."
낡은 기둥시계가 둔탁한 쇳소리를 내며 정오를 알렸다.
민희가 반사적으로 방학 공책을 덮어 두고 일어선 것과 사립문을 밀치고 아이들이 우르르 민희네 마당으로 들어선 것은 동시였다. 민희 동생 준영이, 선주와 수현이 자매, 주희와 정원이 자매들이다.
이 산골 동네에는 집이라야 민희네, 선주네, 그리고 주희네 세 집뿐인데, 어른들은 모두 마흔을 갓 넘은 젊고 의욕에 찬 농사꾼이었다. 모두 바쁜 농사철에는 한 집안 식구처럼 함께 모여 돌아가면서 일을 하곤 했다. 애들은 세 집에 모두 둘씩인데, 공교롭게도 한 살 터울로 언니와 아우가 돼 있다.
4학년이 셋, 3학년이 셋으로 모두 한물에 깐 병아리처럼 눈만 뜨면 몰려다니면서 머리 맞대어 공부하고 낄낄대면서 살아간다. 지금은 방학이어서 학교에는 안 나가지만 얼마 안 가 개학을 하면 닷새걸이 장이 선다는 면소재지 학교까지 또 통학버스가 부르릉거리면서 이 여섯 어린이를 실어 나를 것이었다.
아아들은 늘 이러한 일과가 즐겁고 신이 났다. 그래서인지 모두는 앵두 같은 붉은 볼들을 출렁이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아이들은 허벅지까지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린 채 눈이 돌 지경으로 바쁘게 부채질만 일삼고 있던 학교 앞 문방구점 할아버지 생각에 다시 한 번 키들키들 웃어 제쳤다.
"네 이놈들, 더우면 홀랑 벗고 물에나 뛰어들 일이지 왜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들긴 떠들어!"
"홀랑 벗다니요?"
수현이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가는 놈도 있나?"
할아버지는 늘 싱글거리면서 장난기 어린 소리로 대꾸하신다.
"그게 아니라요!"
할아버지는 수현이의 말을 가로막고는 하얀 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소리를 높였다.
"홀랑 벗으면 어는 놈한테 잡혀가기라도 한다든?"
"할아버지!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네 이놈들! 아니고 기고가 어딧어. 시끄럽다. 저리 가거라,"
수현이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참기로 했다.
'홀랑 벗으면 수영복은 언제 입는 거람?"
수현이 얼굴은 시무룩해 있다.
아이들은 연일 비를 기다리는 어른들의 탄식 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다. 문방구집 할아버지도 연신 헛기침을 하다가는
"비란 놈은 오늘도 바닷가 어느 동굴 속에서 낮잠에 취해 있나 보다."
하고 한숨 섞인 넋두리를 하는 것이었다.
하기는 이 한여름 땡볕에 비를 본 지도 한 달이 넘었으니 짜증도 무리는 아닐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