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사회(정치·경제·행정)
박현국
상세내용
소담 박현국 선생은(1935.05.04 ~ 2009. 01.08) 남면 석교리 농가에서 1남 4녀중 셋째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잘한 소년으로 한학과 불교교리에도 깊은 분이었다.
▶ 학력
1960년 경남대학교 법정대학 법률학과
1983년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제행정학과 경영학 석사
▶ 경력
한국경영학회 특별회원 /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부산지부장 / 현대건업사 대표
영신건업주식회사 대표이사 / 남해불교신도회 명예회장 / 一行山人會 회장
「남해신문」논설고문 / 월간 「남해리뷰」노널위원 역임
「남해정신의 모색」
남해정신을 내세우면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사람마다 그만이 갖고 있는 개성이 있고 가치관이 있듯이 우리 또한 물신숭배로부터 인간 중심의 휴머니즘으로 회귀하여 남해인의 정체성(正體性)을 확립해 보자는 것이다. 향토라는 지역사회는 역사성을 지닌 유기체로서 문화적 특성과 특유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것임으로 '남해정신'의 모색이란 과제는 유익한 시도라 할 것이다.
향토라는 한 지역이 풍물과 관습과 언어와 생활양식에 의해 생성 발전해 오는 동안, 형성된 개성과 기질은 정신적 현상으로 나타나기 마련인데, 그것이 바로 그 지역의 향토정신이라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거창하다 할 만큼 남해정신을 상정(想定)하고 그 정체성을 더듬어 보면서 올바르게 정립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 남해의 역사적 실체를 조명해 봄으로써 현실인식의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미래 지향의 남해'를 그려 보았으면 하는 나의 의지의 표출이라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남해'라고 힘주어 말하였을 때와 '남해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며 자랑해 왔던 우리들에게 내재한 의식구조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생활인으로서 근면한 자세, 성실한 생활의지와 질박한 생활태도, 그리고 인의를 숭상하며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을 몸소 실행하여 온 문화적 소산에서 비롯하였음을 상기(想起)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들 선대로부터 '남해상(像)'으로 칭송받아 온 표상(表象)으로서는 첫째 도둑이 없으며, 둘째로 거지가 없으며, 셋째로 문맹자가 없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말 그대로 삼무(三無)의 고장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남해 사람으로서 자랑스런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에 모자람이 없는 역사적인 고장이라 하겠다.
이는 근면하고 성실하며 정직하여 남의 것을 탐내지 않아도 넉넉하게 살 수 있다는 반증일 것이며, 또한 남의 것을 얻어먹는 비렁뱅이는 될 수 없다는 뚜렷한 실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의가 끓어올라 논밭 '두서너 마지기'만 되어도 자녀들을 대학에 보낸다는 교육열과 맨발로 뛰며 주경야독하는 향학열도 불길처럼 뜨거웠으니 그 어느 지역인들 따라올 수가 없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의식 속에서 아직도 지식 편향에 머물러 권위주의와 입신영달에만 매달린 채 출세 지향의 인간형으로 변질되어 버리고는 배타적 이기주의의 노예가 되어 지나치게 약삭빠른 속물로 전략해 버린 경우가 많다.
인간의 최고 덕목이라는 신의마저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인간성의 황폐화가 심화되어 버린 듯한 양상이 선량한 이웃을 위협하고 있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심지어 남해 사람의 강인하고 근면한 의지를 두고 "남해 사람 꼬추가리 서 말 묵고 물밑 삼십 리를 간다"는 애교 띤 익살도 부정적 이미지로 판국이 뒤바뀌는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진지하게 성찰해 봤으면 한다.
따라서 우리 남해의 특산인 유자, 치자, 비자를 남해의 삼자(三子)라 하여 성가(聲價)를 자랑하던 때가 먼 옛날의 일로 빛바래진 마당에 삼무로 표상하던 지난날의 우리 모습과 그 정신의 세계에서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새로운 세기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남해인 상'과 '남해인의 정신'을 어떻게 탐구하면서 방향을 제시할 것이며, 본질적인 틀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과제는 위에서 서술한 내용을 연역적(演繹的) 방법으로 추론해 낼 때 윤곽이 잡혔음직 하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는 공동선을 지향하며 우리들 모두의 삶의 질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존중하는 겸양의 미덕을 되살려 나가야만 한다.
이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남해인의 표상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새로이 조명하는 데 있다는 것이니 선대에서 이룩해 놓은 거룩한 정신을 오늘날의 세계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자세의 전환과 의식 개력을 통해 새 지평을 열자는 것이다.
나만을 위한 근면과 성실, 그리고 질박한 생활태도가 차원을 달리하여 더불어 사는 현대시민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일대 전환의 힘으로 발양된다면 새로운 '남해정신'의 정립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