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2010년대
남해향교
상세내용
남해향교
▶ 향교건축의 일반적 특성
관학으로서 향교의 제도는 이미 고려조부터 시작되었으나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시대의 향학 진흥택에 힘입어 이때부터 공식적인 지방교육기관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서울에서는 종묘, 지방에서는 문묘, 즉 향교를 설치하는 것이 도성계획의 오랜 교범인 주례 고 공기의 좌조우사의 원칙에 맞추는 것이었다. 향교의 위치는 각 지역의 사정에 따라 일정치 않으나 북쪽이 비교적 우세하였다. 읍성에서 올려다보는 북쪽 경사면에 자리 잡아 쉽게 식별되며 향교에서 읍을 바라보는 경관도 만족시키며 남면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향교 건립은 지방수령에게 부과된 왕조의 행정지침이었기에 수령들은 지방 사족의 도움을 받아 향교를 건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앙에서는 교육을 담당할 교수관을 파견, 교생에 대한 여러 가지 특전의 부여하고 과거제도 등을 뒷받침함을써 성종 17년(1448)까지 일읍일교의 체제가 완성되었다. 향교는 배후도시가 되었던 각 읍과는 지리적으로 사회구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따라서 도시지리적 맥락에서 향교의 입지와 지역 사회적 위상을 규명하는 것이 향교연구의 선행 사항이라 할 수 있다.
향교건축은 임란과 호란 등 전란의 과정에서 대부분 피해를 입었고, 17세기에 중건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향교 재정의 피폐, 교관 파견의 중단, 서원의 발흥 등으로 향교는 침체기를 맞게 된다. 향교의 교학적 기능은 서원의 발달기에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19세기말 대원군은 서원철폐령으로 사람들을 향교로 수렴코자하였으나, 조선말의 어지러운 정국과 신학문의 발흥에 따라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였다. 갑오개혁 이후 과거제도가 철폐되고 근대적인 학제로 개편됨에 따라 향교의 교학기능은 사실상 무의미하게 되고 향교건축 또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향교는 격식과 규범을 엄격하게 지키는 유교문화의 산물답게 그 건축적 형식이 정형화되어 있다. 향교건축은 공자와 기타 유현을 모시는 문묘, 즉 제향영역과 유생들을 가르치는 강당, 즉 강학영역 및 출입이 이루어지는 진입영역이 직선축을 이루는 배치형식을 갖는다. 제향영역은 대성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서 양무가 배치되는 것을 규범화한다. 이는 개경과 한양의 성균관 체제를 축소한 것으로서 전국의 향교가 일정한 건축적 규범을 갖게 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의 문묘와, 나주, 전주, 경주 등 대규모의 향교가 전묘후학, 즉 제향영역이 강학영역의 앞에 배치된 형식을 갖는데 비해, 지방향교는 강학영역을 앞에 두는 이른바 전학후묘의 배치가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간혹 전묘후학의 배치도 나타나긴 하지만 경남지방에서는 단한 건의 사례도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묘와 학의 공간이 병렬로 배치된 좌학우묘, 또는 좌묘우학의 배치법이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배치법이 또 다른 양식이었다기보다는 이건과 중건과정에서 나타난 대지조건의 한계나 풍수상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제향영역은 대성전과 동서 양무로 이루어지는데,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유현을 봉안하고, 동서 양무에는 우리나라의 18현을 봉안해 왔다. 그러나 1949년 전국유림대회의 결의로 우리나라 18현이 대성전에 이안됨에 따라 동·서무가 비워지는 경우가 많다.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3칸 규모의 익공계 맞배집이 대부분이다. 맞배지붕으로 엄숙함과 전제된 외관을 표현하지만 2~3익공의 화려한 포작을 두어 장식성도 풍부하다. 이것은 건축적으로 조선후기 익공계 맞배집의 양식적, 장식적 성격을 볼 수 있는 사료가 된다.
강학영역은 명륜당과 동·서재로 이루어진다. 명륜당은 교학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며, 동·서재는 유생들이 기거하는 장소였다. 명륜당은 보통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익공계 팔작집이기는 하나 포작은 1~2익공으로서 대성전과 격차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선후기 향교의 교학기능이 약회되고 갑오개혁이후 학제개편에 따라 향교는 학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근래에 들어 명륜당은 제의 준비나 사회교육의 장소로 이용되는 등 그나마 용도가 있지만, 학생들이 기숙하였던 동서 양재는 현대적 용도로 전용되지 못하였다. 이에 급격히 쇠락하거나 임의적인 보수와 용도변경에 따라 변개되는 경우가 많아 건축적 질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지역 향교의 특성
우리나라 유림의 총본부인 성균관유도회에 등록된 향교는 234개소이며 이 가운데 경남지역의 향교는 27개소이다. 경북, 충남, 전남 다음으로 많은 편이다.
경남지역 향교의 대성전은 정면 3칸이 일반적이고 측면은 1.5칸부터 4칸까지 다양하지만 정면 3칸×측면 2칸과 정면 3칸×측면 3칸이 가장 보편적으로 분포되어있다. 간살잡이에 따라 구조방식도 다양하지만 2고주 5량과 1평주 5량이 보통이고 2고주 5량은 앞퇴가 없는 폐쇄형 대성전에, 1평주 5량은 앞퇴가 있는 개방형 대성전에 많다. 특별히 앞퇴의 깊이가 깊은 대성전은 하동향교 대성전의 2고주 7량이 있고 사천향교 대성전의 1평주 7량, 의령향교 대성전의 3평주 7량과 같이 7량 구조법을 택하고 있다.
대성전의 공포결구는 창원향교만 주심포이고 나머지는 전부 2익공이나 3익공인데 익공의 출목은 모두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붕은 진주와 산청 향교만 팔작지붕이며 그 외의 대성전 지붕은 모두 맞배인데 맞배가 엄숙함과 절제를 표현하는 유교이념과 부합한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제향영역에서 동서 양무를 갖춘 향교는 모두 18개소로서 대개 3칸이나 합천, 창녕, 김해, 함양 향교만 4칸이다. 양무의 건축형식은 초익공과 민도리식이 대부분이며 모두 맞배지붕으로 사당의 기능을 나타내고 있다.
향교의 우두머리가 기거하면서 강론을 하던 명륜당은 조선후기에 들어 대부분 형식화하여 지역 사회의 교회를 위한 상징성만 남아있고 향사 때 제관들의 대기 장소로 활용되고 있을 뿐 건축적 위계는 많이 약화되었다. 경남지역 향교의 명륜당은 보통 정면 5칸 측면 2칸이 대부분이며 중앙 3칸에 대청을 두고 양 끝에 방을 두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방 앞에 툇마루를 두고 잇으나 진주향교와 창원향교 등에는 툇마루가 없다. 명륜당의 건축형식은 5량이 일반적이며 공포는 민도리와 초익공, 이익공 등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지붕은 팔작지붕이 우세하여 대성전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특이한 예로서 고성과 단성 향교의 명륜당은 양 끝에 한 칸의 마루를 두어 ㄷ자 평면을 하고 있으며 특히 단성은 전당후재형으로 명륜당을 누각으로 구성하였다. 명륜당 대청마루 밑으로 출입하며 대성전 쪽이 정면이며 툇마루도 대성전을 향한다.
동서 양재는 유생들의 기숙사로서 정면 3~4칸 규모가 일반적이다. 방 2~3칸에 마루가 붙고 툇마루를 두는 것이 보통이며 전부 공포 경구가 없는 민도리집이다. 양재는 지붕을 간소한 맞배로 함으로서 상대적으로 명륜당의 위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향교의 기본은 대성전, 명륜당, 풍화루의 3요소로 구성된다. 외삼문 기능의 풍화루를 평삼문이나 소슬삼문으로 하지 않고 문루로 하는 것은 경남 향교의 두드러진 특성으로 볼 수 있다. 문루의 비율은 경북보다 더 많다. 경남지역 향교의 풍화루는 산청을 제외하면 모두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팔작지붕을 취하였다. 아래층의 3칸 외삼문을 출입구로 하고 위층의 누각에는 난간을 달아 개방하고 위엄과 교화를 강조하며 휴식과 관망기능을 하고 있다. 풍화루의 건축양식은 이익공계가 압도적이며 향교내 다른 건물보다 단청과 정식이 과다한 편이다. 풍화루의 기둥은 하부를 장주 초석으로 받쳐 독특한 외관 구성한 예가 대부분이다.
재향영역과 강학영역을 구분하는 내삼문은 두 열의 기둥을 세워 한 칸 깊이를 갖는 형식과 1열 기둥의 일각문 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최근에 보수된 내삼문은 전자가 많다. 전자는 다시 평삼문과 솟을삼문 형식으로 나누어지는데 전자는 민도리 형식이 많고 후자는 초익공이 다수이다. 특이한 내삼문으로는 하동향교의 5칸 내삼문과 밀양의 9칸 내삼문을 꼽을 수 있는데 특히 창원향교의 내삼문은 3칸의 단칸 일각문을 담장 사이에 두고 세워 마치 5칸처럼 보이게 하였다.
향교의 부대시설로는 하마비, 홍살문, 성생단, 정료대, 관세대, 비석군 등을 들 수 있다.
하마비는 진주, 초계, 거제 향교 등에 남아있으며 홍살문은 목제와 철제가 있는데 대지 여건에 따라 홍살문을 갖추지 못한 향교도 있다. 성생단은 내삼문 앞에 설치하여 제물로 쓰는 돼지나 염소 등의 짐승을 놓는 단으로 경남에는 7개소 향교에 남아있으며 창원향교는 최근에 다시 설치하였다. 정료대는 야간조명시설로 8각 기둥모양의 간주석과 사발 모양의 상대석으로 구성된다. 높이 1.2~1.5m 정도이며 대성전 앞이나 명륜당 앞에 주로 1쌍으로 설치되는데 비교적 많이 남아있지만 쌍으로 갖춘 곳은 드물다. 관세대는 항상 집례 전에 손을 씻기 위한 물 그릇을 올리는 받침돌로서 밀양, 창원, 함양, 사천향교 등에 남아있다. 평범하게 가공한 4각의 돌덩어리로 대성전 동쪽 계단 옆에 설치된다, 비석군은 흩어져있던 지방 수령들의 송덕비, 불망비 등을 후대에 모아 세운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공적비 등의 이름으로 신설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