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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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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서적

2010년대

노도 가는 길

내용
수필
출처
에세이문예사
작가
최옥연

상세내용

삶이 벼랑일 때도 있었다.
문단에 덜 여문 씨앗을 뿌리고
참오랜 시간먼길을 돌아왔다.
안겨오는 생각들을 글로풀어놓고나면
그나마 견뎌온 삶이허방이기도 해서 많이 아팠다.
서툰 말도 한줄한줄 풀어가다 보면
어둔 밤길에 등불이 되리라 믿었다.

오래된 기억들이 말을 거는 사이
또 십여 년이가버렸다.
묵묵히 더듬어온 길을옷섶열열
낱낱이 부려놓고나니
위태롭던 울음이벙벙하다.
내몸을 빌린 어머니의눈물이다.
인생도 빌려 쓸수있다면 좋으련만......
가능한 일이라면 각진 세월 한 모서리라도

둥글게 업어와아슬아슬한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
거북손같이 그렁그렁한 자식들을 매달고
끝내 당신의 벼랑을 을지켰던 어머니.

용기가나지않을 때면 작은 핑계를 만들라고 했던가,
아직도 섬 안의 섬처럼 땅에 등을 굽히고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미흡한 글들을 묶었다.
내 아픔만 고혈인 줄 알았는데
형제들의 가슴에도 다를 없는 금이가 있었다.
그 염치없음을 이 부끄러운 수필집
[노도 가는 길로] 대신해 양해를 구하며
내어머니께이책을 바친다.

어둔 하늘에서 푸른 별이 쏟아지고 있다.

2014년 봄, 여운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