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2000년대
봉황을 기다리며
상세내용
가르치는 일이 즐거워서 교단에 선지도 어언 마흔 성상 이제는 정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큰 일을 한 적은 없지만 평범한 생활속에서 값진 외길을 걸으며 고향 남해에서 봉직하였습니다. 한 번도 내가 가는 길이 후회스럽다고 여겨본 바가 없었습니다. 먼 훗날에 만일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교육은 미래사회에 살아갈 인간을 길러 내는 일이기에 그 어느 분야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직은 아무나 맡아서 할 수 없는 전문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혜롭고 성실한 스승이 참스승의 모습일 것입니다.
나는 비사범계 출신으로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논어의 학부염 교불건이란 말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일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높이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교단을 지켜왔습니다.
내가 지낸 마흔 성상의 교육자의 길을 큰 탈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은사님, 선배님, 동료, 제자들의 도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제자들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여러 분야에 우뚝 섰을 때와 어려운 고비에서 새 출발하는 어린제자들의 눈물어린 시선을 마주보고 있을 때 그리고 그들의 모습에서 다시 반사해 오는 뜨거운 힘이야 말로 신성한 교직이 아니고는 경험할 수 없는 진귀하고 보배로운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한 교원으로서 반평생을 살아온 지금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며 교육현장에 남긴 흔적들을 모아 청출어람의 뜻으로 '봉항은 기다리며' 이라는 이름으로 보잘것없는 한 권의 책을 엮어 보았습니다. 사실 너무 주관적이고 너무 빈약한 내용의 글이지만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지난 삶의 년을 되돌아보고 내가 기꺼이 참여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재조명해 보는 시간으로 채운 것이니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더욱 잊을 수 없는 것은 이 먼 길을 걸어올 때 도와주신 부모님, 은사님, 선배님, 동료, 후배 수많은 제자와 내조해 준 아내와 탈없이 자라온 자식들, 형제, 친지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면서 못 다한 여러 이야기들은 다음 기회에 나누고 더 많은 지도 편달을 바랄 뿐입니다. 오늘의 영광스러운 이 자리는 여러분 모두가 함께 만들어주신 자리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값있는 나의 정년임을 자부하기에, 남은 삶도 교직자의 신분을 더욱 명예롭게 간직하면서 더 보람있는 삶을 누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펴내기까지 옥고를 보내주신 동료 교원과 제자 여러분과 직접 편집과 교정을 맡아주신 하용오 선생과 제자 여러분, 그리고 인쇄에 협조한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01. 2. 28
공 세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