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문화와 역사

Home
문화와 역사
남해의 서적

2020년대

화전문학

내용
제16호 화전문학
출처
세종문화사 / 화전문학회
작가
-

상세내용

● 《화전문학》16호에 게재한 남해 강산이 노래비로 만들어졌고, 정을병 문학비가 세워지는 2025년 이었습니다. 

해마다 화전문학에는 새롭게 탄생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가 줄줄이 사탕처럼 엮어져 나오는 '글위 천국' 화전문학입니다.

2025년 '고향사랑의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고향 남해에서 남해의 근현대사 문학인 기념 기획전시를 하였습니다.

우리 화전문학회 선생님들의 작품과 이력사항을 보며 가슴 뿌듯했습니다. 고향은 계속 우리에게 쉬어가라고 손짓하고 있습니다.

고향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고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주간 류경자 - 

 

 

 

성묘 길
 
(1)
이번 여름은 더워서 시껍했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철이 드딘 것 같다
추석을 앞두고 할배 할매 산소에 벌초하러 갔다
일년에 두어 차례 찾는 고향이지만
성묘하려온 지는 술찮이 오래됐다
요새 산에는 수풀이 지터
무서바서 혼자 가기도 겁나고
메뚱찾기도 힘들 정도로 잡초투성이다
 
뽈똑 동생도 80질이니
나이 묵은 성재끼리 벌초도구를 나눠들고
산몰랑을 오르자니 숨이 가푸다
 
보도시 몬당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해변을 따라 누렇게 물든 가실 들판과
옹기종기 모인 마실 풍경이 정겹다
 
저 갱번에 바래허로 가고
저 냇고랑에 목감던 추억
어릴 때 숨끼놀이 하던 묏둥 소나무들
째까는 기 간이 덕석만 해 다람쥐처럼 겁도 없이 기어오르기도 하고
안 잡힐까라고 숨다가 굼벌러져 고랑창구에 빠져 새양쥐 꼬라지가 됐던 일
다 엊그제 있었던 일 같다
 
 
(2)
해가 산마루에 걸칠 무렵
마을로 내려오다 촌수가 가까운 집안 아우를 만났다
 
언제 왔심니까이다
인자 오는 길일세
건강해 보이네다
 
자네가 모지라서 부모님 모시고 살았제
그렇십니다 다 하늘나라로 간지 몇 년 됩니다
 
야는 누군고?
새띵거리처럼 여물고 대기 뽈땅지게 생겼다
우리 손집니다
그러고 보니 피석이 남스럽지 않다
 
환갑 넘었을 그도 세월을 이길 재주는 없나보다
살기가 좀 나아졌다니 다행스럽지만
그네 부모도 참 힘들게 산 기억이 생생하다
 
쫄쫄 굶기가 일쑤고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사탕가리 물에 타서 마시던 시절
새빠지게 일해도 묵고 살기 심들고
굶지 않으면 씨근밥에 김치쪼가리로 배를 채웠다
 
자, 그럼 잘 있게
불시로 갈라꼬예, 온김에 한이틀 묶고 놀다 가제이다
안 그러면 우리집에 가서 미숫가리라도 한잔 타서 잡숫고 가시다
말만 들어도 고맙네
차 안에 묵을 것 쌔비릿네
가악중에 만나 아무 대접도 몬해 서분합니다
 
그럼 조심해서 잘 댕겨 가입시다
오래오래 건강히 사시다
어이 고맙네. 또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