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호두산
호두산은 남해읍 광포마을 동쪽을 감싸고 있는 해발 238.7m의 산이다. 호두산의 상층부는 바위로 되어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호랑이의 얼굴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의 바위굴에 부엉이가 많이 살고 있어 부엉산이라고 한다.
이 산에는 묘를 쓸 수는 있지만 입석을 하지 못한다는 금기가 있으며, 비석을 세우기만 하면 마을에 큰 재앙이 닥친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남해읍 곡내마을에 욕심 많은 부자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스님이 와서 동냥을 청해도 주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스님이 할아버지를 망하게 하기 위해 살고 있는 집터에다 묘를 쓰면 더 많은 재물이 모일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 곳은 다리미터라서 사람이 살면서 불을 때 주어야 하는 터인데, 더 큰 부자가 된다는 말에 이사를 하고 난 후에 집터에 묘를 썼다.
그랬더니 갑자기 할아버지가 기생첩을 얻고 바람을 피우더니 집안이 망해버렸다고 한다.
옛날 대입현에 대숲이 우겨져 있고 연못에 연꽃이 피는 경치좋은 큰 집이 있었다. 그 집은 함안 조씨 입남시조가 살던 집이었고, 입남시조 조낭청이 통영목사로 재임하고 있을 때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구해준 일이 있었다.
그 후 조낭청은 남해로 유배오게 되었고, 남해에 유배 중이던 어느날 통영목사 시절 구해 준 사람이 도인이 되어 찾아왔다.
"조목사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은혜를 갚고 싶으니 원하는 것을 말해 주시면 제가 모두 들어 드리겠습니다."
"딴 욕심은 없습니다. 평번하게 살 수 있는 집터와 묏자리를 봐 주십시오."
도인은 조낭청이 평생 손 끝에 흙 안 묻히고 살 수 있는 집터를 잡아 주었고, 조낭청이 그 집터에 집을 짓고 살다가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 후 이 집에 새로 이사를 온 사람들은 조낭청의 귀신이 나타나 불상사가 겹치는 바람에 아무도 살지 못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