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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토) ~ 09. (일)

남해섬 유배를 자처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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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설화·민속

달구산에서 돌이 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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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에서 큰 갓곡을 지나 큰 길을 따라 가면 다정 입구 왼쪽에 뽀족한 산이 솟아 있다. 

아주 먼 옛날 그 산 밑에 늙은 부부가 오순도순 살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마음씨가 좋지 못하고 천하에 둘도 없는 욕심쟁이였으며 제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할머니는 마음씨가 착하며 진실하고 상냥한 사람이었고, 어느 날 잠겨진 사립문 밖에서 스님 한 사람이 사주를 위하여 염불을 외우며 문을 두드리니 주인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스님은 이런 부잣집에서 시주를 안 받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문을 두드리니 이번에는 시주할 것이 없다고 가라고 하였다.

스님은 돌아갈 줄 모르고 염불을 외우며 사주해 주기를 기다렸고, 할아버지는 안 되겠는지 마굿간으로 달려가 쇠똥을 자루에 싸서 스님에게 주었다.

태연히 이를 받은 스님은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고, 자초지종을 지켜본 할머니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할머니는 스님에게 박대한 할아버지 몰래 곡식을 가지고 스님이 떠나간 뒤를 따라갔고, "스님 이것을 가지고 가세요, 우리 영감이 천성이 고약해 그러니 너무 서운해 마시고 좋은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

할머니의 성의에 고마움을 느낀 스님은 조용한 음성으로 당부하고 사라졌다.

"며칠 뒤에 당신 집 마당 한가운데서 물이 솟아날 것이오, 그러면 당신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뒷산으로 몸을 피하십시오. 그리고 산 위로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마시오, 만약 남에게 얘기한다든가 뒷산으로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보면 큰일이 날 것이오."

할머니는 닭을 좋아하였고, 뒷산 기슭에 닭 모양을 한 바위가 있는데 한가할 때면 그곳에서 바위를 어루만지며 즐기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스님이 말 한대로 마당 한가운데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할머니는 당황하여 아무것도 생각할 여지가 없이 뒷산으로 황급히 뛰어 올라가기 시작하였고, 한참 가다가 산의 중간쯤 자기가 좋아하던 닭 모양의 바위 앞에 도착해 그만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 바위 앞에서 "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욕심 많은 할아버지는 물에 떠내려 갔는지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았다.

그 후 사람들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닭 모양의 바위 앞에서 돌이 되었다 하여 닭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말이 변하여 달구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출처월구산
  • 이미지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