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
무지개골로 사라진 아내
남해읍에서 남쪽으로 약 10리 정도 떨어진 이동면 다정리에 지금부터 약150년전 한 부부가 정답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납산 골짜기에 곱디고운 무지재가 피었고, 남편은 무지재 색깔이 너무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그 무지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지개는 가까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가까워지지 않았고, 밤이 깊어지자 무지개 따라가기를 포기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려고 발길을 돌렸다. 바로 그때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거기 멈추어라. 너는 무슨 일로 이 깊은 산 속을 헤매고 다니느냐?"
"무지개가 너무 고와 따라왔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밤이 깊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백발노인은 남편을 데리고 깊은 산 속으로 가 버렸고, 집에서 기다리던 아내는 밤이 되어도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밤을 세웠다.
다음날부터 주변 산 속을 찾아 다녔지만 남편을 찾을 수 없었고,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지나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딸은 어머니에게 울면서 물었다 "왜 우리는 이 곳에서 아버지도 없이 살고 있습니까?"
그 후 아내는 무지개가 피면 자기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무지개를 향하여 걷다가 지쳐서 쓰러지곤 하였고, 그 아내는 몇 해가 지나도 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면서 남편이 떠나간 곳에 있는 배와 같이 생긴 바위에서 몸을 깨끗하게 하여 남편의 무사귀환을 빌고 또 빌었다. 그 때 산신령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대의 남편은 이쪽 깊은 산골로 들어갔노라."
아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해 산신령이 알려준 산골짜기로 들어갔으나 끝이 없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골을 헤메던 아내는 결국 남편을 찾지 못한 채 길을 잃고 말았다.
때마침 피어난 무지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갔지만 남편을 찾지 못하고 무재개를 타고 돌아온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그 골짜기를 무지개골이라 불렀다고 한다.